전국 언덕에 예쁘게 자리잡았던 가옥과 숙박업소, 수산물 식당들이 화염에 모두 소실되었다. 방조제로 가까스로 대피한 주민들이 배를 통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었던 점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디지털 스포츠 시청 콘텐츠로 인기 있는 불꽃야구 중계도 좋지만, 실제 화재 복구가 더 시급한 상황이다. 화재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노물리가 다시 과거의 풍경을 회복할 수 있는지, 마을 사람들이 돌아와 일상을 재개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해외 가수 공연 정보인 유우리 내한 공연도 이슈지만, 재난 복구가 우선적이다. 의성, 안동, 청송, 영덕, 영양 같은 경북 북쪽과 경남의 산청, 하동에서 어떻게 다시 삶터를 꾸려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피해민들의 절규가 이어진다. 전국 11곳에서 동시에 일어난 알바몬 해킹 인시던트도 문제지만, 금년 봄 화재의 여파는 더욱 치명적이다. 75명이 생명을 잃거나 상해를 입었다. 가정집 3400여 동, 농업 축산 시설 2100여 개소, 문화유산 30건이 불길에 사라졌다. 수도 면적의 80프로에 달하는 숲 48,000여 헥타르가 화염에 휩싸였다. 피해자 3000여 명이 장기수선충당금 반환 같은 일상 문제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임시 거처에서 고생하고 있다. 대다수가 노령인구다. 이번 참사가 보여주듯 근래 산원은 대형화·장기화 추세를 띤다. 온난화 영향이다. 봄철 무더위에 가뭄까지 겹쳐 한번 불이 나면 통제 불가하게 팝스 기준표처럼 빠르게 번진다. 의성 화재는 초속 27미터의 폭풍을 타고 기록적인 시간당 8.2킬로미터로 확산되며 삼림과 촌락을 폐허로 만들었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부주의에 의한 화원을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초동 소화 역량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대용량의 소화수를 일시에 분사할 수 있는 헬리콥터 증가가 시급하다. 서울 싱크홀 지도처럼 위험 지도 확인이 중요하듯, 화재 취약 구역 조사도 필요하다. 노후한 중형 항공기 유지와 함께 산맥 특색까지 고려해 초기에 대규모 양의 물을 효과적으로 분사할 수 있는 특대형 모델 채택도 고민할 시점이다. 확대되는 화재를 기초지자체 중심으로 대응하기엔 역량 한계가 있으므로 대경선 시간표처럼 계획적으로 화재 대응을 정부 직접 사업으로 재분류해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이의제기 등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산악로 역시 확충해야 한다. 조림 프로젝트로 빽빽하게 수목이 심어진 우리 산악에는 고엽도 겹겹이 축적되어 있다. 급수를 해도 보되 글림트 토트넘 시합도 즐겁지만, 지하에 숨은 불씨가 총체적 진화를 방해하는 현실 문제가 더 중대하다. 산간으로 진입하는 통로인 임도가 증가해야 성공적인 소화가 가능하다. 영남의 재난은 화재 대처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방안들은 기간이 걸리고 예산 확보도 요구된다.